서예준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1학년 3반에 들어가자 무리 지어 앉아있는 남자애들이 있었다. 그들 사이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녀석에 시선이 갔다. 여기저기 흙이 묻어있는 교복 재킷에는 ‘서예준’ 이란 명찰이 달려 있었다. 몇 번이나 탈색했는지 애쉬 그레이를 맴도는 머릿결이 푸석푸석 해져있었다. 찢어진 한쪽 입술엔 피딱지가 맺혀 있었고 얼굴엔 작은 밴...
다크서클이 땅 끝까지 내려갈 것 같다. 눈가를 매만지며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한 달 전에 나온 수행평가를 마감 당일인 오늘 새벽 한 시에야 시작하는 바람에 날을 새고 말았다. 새벽에 동이 트는 모습을 보며 이불에 들어갈 때의 황홀감이란. 불행 중 다행인 건 오늘이 금요일이란 것. 어떤 사람이 그랬다. 희망찬 내일은 오늘이 금요일일 때만 해당하는 거라고. ...
♬: 웬디, 에릭남 – 봄인가 봐 하교 시간이 되고, 먼저 가려는 우주를 붙잡고 같이 걸었다. 기분 좋은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그 바람을 따라 벚꽃 잎이 하나, 둘 떨어진다. 바닥엔 이미 떨어진 꽃잎들이 가득했다.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하지 않았나. 가방을 고쳐 매고 떨어지는 꽃잎에 손을 뻗었다. 잡힌 것 같아 꽉 쥔 주먹을 풀었으...
달이 바뀌었다. 3월이 지나고 꽃의 계절, 4월이 찾아왔다. 자리를 바꿨지만 우연하게도 이 자리 이대로, 짝꿍도 이대로. 모두가 자리를 옮기는데 우리 둘만은 망부석 마냥 가만히 있었다. 우린 다시 짝꿍이 되었다. 애석하게도 우주는 여전히 내 이름을 헷갈린다. 열 번은 넘게 말해준 것 같은데, 아직도 내 이름을 은하의 이름과 겹쳐 부른다... ‘은하수’라 든...
[색안 다이어리] 03.16 학교에 우주라는 남자애가 전학 왔다. 그 아이는 뭔가 신기한 점이 있다. 남들과 다르게 아우라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하다. 12시 25분. 4교시 수업이 끝나기 5분 전. 우린 벌써 교과서를 덮고 시계를 보고 있다. 한쪽 다리는 책상 밖으로 빼놓고, 다른 한쪽은 덜덜 떨며 눈치를 살핀다. 초침이 9를 향하자 눈이 다급해지...
※본 화에 들어가기 앞서, 필독사항※ 2화 - 수상한 전학생 "자리에 앉아라! 공지사항 있다!” 큰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엄청난 성량을 자랑하며 담임이 들어왔다. 담임의 깜짝 등장으로 인해 놀란 애들은 휴지를 던지며 놀던 자세 그대로 굳었고, 컴퓨터로 노래를 틀고 얘기하던 애들은 노래를 끌 생각도 못 하고 눈동자만 굴렸다. 우리는 너무 놀란 나머지 토...
난 감정을 색으로 볼 수 있다. 아우라처럼 퍼져있는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서 보인다. 태어나서 세상의 빛을 봤을 때부터 난, 그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에서도 보였고, 사진이나 영상 같은 매개체를 통해서도 보였다. 아우라는 비눗방울처럼 몽실몽실하게 피어오른다. 한시도 쉬지 않고 머리 주변을 일렁였고 여러 색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 슬플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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